등대장학회 후원자님들께,
안녕하세요. 등대장학회입니다. 구정, 새해 첫날 인사드립니다.
등대장학회는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은 분들이 모아주신 출연금을 재원으로 설립된 공익재단법인입니다. 지난 1월 6일, 25년 만에 무죄를 받은 김신혜씨의 출소 현장에 신혜씨의 동생과 함께 했습니다.
동생은 누나에게 편지를 보내고 면회를 가고 영치금을 넣으며 긴 세월 옥바라지를 해왔습니다. 밥을 지어 출소한 누나와 마주 앉아 먹고 싶다고 했지만, 지금의 누나는, 동생을 ‘보물’로 여기던 25년 전과 많이 다릅니다.
신혜씨는 복역 기간 대부분을 독거실에서 지냈습니다. ‘죄를 짓지 않았는데 무슨 노역이냐’며 공장 출역 등을 거부했습니다. 소통 없이 외롭게 지낸 시간이 너무 깁니다. 회복을 위해 지난한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이번 주 토요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범죄로 희생되었습니다. 누나는 그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미성년자였던 동생은 패륜범죄의 가족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 고통의 시간이 25년입니다. 동생도 위로와 회복이 필요한데, 온 힘을 다해 아픈 누나를 돌봐야 하는 현실이 마음 아픕니다.
동생도 홀로 견디기 힘들어 누나와 거리를 두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 멀어지는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누나를 다시 찾았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누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단단히 다져가고 있습니다.
등대장학회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자녀를 지키고자 하는, 공동체의 건강한 일원으로 키우고자 하는 “가난한 부모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힘들지만 열심히 해서 빨리 자립하고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아이들의 부담도 덜어주고” 싶습니다.
등대장학회에 인세를 후원하는 국선전담변호사가 쓴 <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우리 등대장학회를 응원하는 분들의 ‘공동체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순간순간을 산다. 어렵고 힘든 시간 속에서도 한순간의 기쁨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순간의 도움이 누군가에는 시간이 되어 삶을 이룬다는 것을 그리하여 한 생이 바뀌어갈 수 있음을 믿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등대장학회 이사회 올림